코로나의 여파가 이제 막 없어지고 입맛도 돌아온 8월이다.
코로나로 빠졌던 살들은 그대로 돌아왔다.
어느 한 날 점심은 아버님 생신 기념으로 시부모님과 샤부샤부를 먹었다.
어느 한 날 저녁은 우리 집에서 남자친구를 초대하여 돼지갈비를 먹었다.
편안함 한 스푼씩 더해졌던 시간들이다.
쉐이크쉑은 드레스 샵 갈 때마다 들르는 필수 코스이다.
예복 샵 갈 때마다 들르는 필수 코스도 있다. 소스라는 돈가스집이다.
예복은 이제 끝나서 소스는 못 가지만 드레스샵은 본식 드레스 날이 남아 한 번 더 남았다. 오예!
지난번에는 아이스크림 맛을 느끼지 못해 나보다 남자친구가 더 안타까워했다.
꼭 먹어야 된다고 또 주문했다.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고맙다.
바나나 푸딩 맛 느낌도 나고 달지만 맛있었다.
미각은 역시 중요하다.
이 문자를 시작으로 본격 집 구하기가 시작되었고 일주일 만에 신혼집을 정했다.
이틀간 지역 3군데, 집은 총 10군데를 보았다.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지역에서만 5 곳을 보았고 그날 가계약을 진행했다.
가계약 후 자축의 의미로 근처에서 골뱅이와 맥주를 먹었다.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곳이라고 생각이 드니 마냥 기쁘고 설렜다.
이제 맥주 한 잔하고 산책하고 같이 집에 들어가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후 계약은 잘 마무리되었다. 되도록이면 부모님 말씀을 따르자는 교훈도 얻었다.
이제 잔금만 남았다.
집은 어떻게 꾸밀지 고민해 봐야겠다.
한국에서 2층 버스 처음 타서 신났다.
그런데 그땐 몰랐다. 이케아 가는 길이 험난할 줄 몰랐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울었다.
그리고 그다음 주도 어떠한 이유로 또 울었다.
뭐가 그렇게 슬프고 서러웠을까 지나고 보면 정말 작은 일인데 말이다.
난 늘 무던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미완의 일들이 많아져서 그런 건지 마음이 꼬였고 투정이 늘었다. 반성합니다.
배배 꼬인 마음을 풀고 늘어난 투정을 줄여봐야겠다. 나를 돌볼 시간을 늘려야겠다.
그나저나 입맛은 확실히 돌아온 것 같고 가전 가구는 남자친구와 취향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괜찮아 맞춰나가면 됩니다.
8월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 집 아보카도가 죽었다.
샐러드 집에서 받아온 아보카도인데, 씨앗부터 키운 아보카도는 아빠의 몫이었다.
7월에 이미 걸렸던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차례로 코로나에 걸리면서 모두 아보카도를 돌보지 못했고 그대로 말라비틀어졌다.
아보카도야 미안합니다.
어렵게 보였던 일이 쉬워 보이기도 쉬워 보였던 일은 깊이가 깊어질수록 더 어렵게 느껴진다.
모두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다.
30대의 체력은 마음과 달리 움직인다. 시장에서 1시간 이상은 무리다.
두 손 모아 바랬던 내가 좋아하는 동생의 연애 소식도 들려왔다. 내가 주선자여서 뿌듯하다.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계속 생각나는 8월의 라플란드다. 계곡 잊지 못한다. 완벽했던 1박 2일이었다.
8월의 마지막 날은 나이키 드로우 응모로 마무리했다. 당첨 실패했다.
남자친구의 예복도 마무리했다.
바른손에서만 샘플 받고 고르고 주문 완료했다.
축가 부를 친구와 부케 받을 친구도 정해졌다.
결혼 준비는 무탈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다음 달은 스튜디오 촬영과 상견례가 있다.
화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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