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40주 5일, 1박 2일동안 진행된 유도분만 후기이며 자연분만 성공기이다.
예정일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언니가 조카를 예정일보다 일주일 먼저 낳아서 나도 그러려나? 하고 일주일 전부터 열심히 기다렸는데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루하루 밤마다 남편과 한시간씩 산책도하고 열심히 움직여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나는 40일 4일차에 유도분만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아기가 주수에 비해 일주일 정도 머리가 큰 편이라 제왕을 해야되나 싶었는데 속골반이 좋은 편이라 자연분만 문제없을 거라고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자연분만에 도전했다.
1일차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서 바로 지하 1층 분만실로 입장했다.
수액을 맞고 관장을 했다.
오전 8시
내진과 초음파검사를 했다.
내진을 통해 확인해보니 1cm 밖에 열리지 않았다.
아직 자궁 벽 두껍고 애기 위에 있어서 한참 걸릴 거라고 했다.
이제 10% 진행되었다고 했다.
10%라니 기나긴 여정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초음파검사에서는 아기 제대로 머리 아래쪽에 있는
걸 확인했다.
촉진제 투입 시작! 이제 시작이다.
옆에 기계에는 진통이 오면 숫자가 올라간다고 한다.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까
오전 8시 30분
촉진제 추가 투입했다.
오전 9시
촉진제 추가 투입했다.
오전 9시 30분
촉진제 조금 더 투입했다.
오전 11시
담당 선생님이 오셔서 내진했다.
지난 번 병원 왔을 때랑 별 달라질 바가 없어서 오후 다섯 시까지 약 넣고 진통없으면 배고프니까 저녁 먹고 내일 다시 시작 이라고 하셨다.
오후 12시
촉진제 추가 투입했다.
오후 3시
간호사 선생님께서 내진해주셨고, 내진해보니 1.5cm 열렸다.
오후 4시
촉진제를 넣어서 그런가 생리통같은 통증이 이따금씩 느껴졌다. 그 때 기계를 보면 60-70 정도로 찍혀있었다. 근데 이 정도는 진통이 느껴지는 축에도 안끼기도 하고 자궁도 더 열리지 않았다.
오후 6시
촉진제 투여 종료했다.
하루동안 촉진제를 넣었지만 진통이 오지 않았다.
분만실 건너편에 수술실이 있다.
내가 자연진통을 겪는동안 제왕절개 산모들이 꽤 많이 왔다갔다.
산모가 수술실을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면 15분 뒤쯤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는 남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15분이면 끝나는 출산인데 자연진통을 기다리고 있는 이 상황이 맞나 싶었다.
그리고 오늘도 성공을 못했는데 내일은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유도분만의 끝이 제왕엔딩인 경우가 많던데 그게 내가 되려나 싶었다.
오후 7시
내일 또 관장을 해야되었기에 저녁은 죽을 먹어야 했다. 남편이 나가서 저녁 먹고 들어오면서 죽을 사왔다.
입맛이 없어서 조금만 먹고 남겼다.
오후 8시
다시 금식 시작했다.
오후 10시
수액과 촉진제 투입을 위해 왼쪽 팔에 주사를 놓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부었는지 너무 아파서 간호사 선생님께 다시 위치 조정을 요청드렸다.
2일차
오전 4시
왼쪽 팔의 주사 위치 조정을 했는데도 너무 아파서 빼 달라고 요청했다.
두 시간 뒤에 촉진제 투여 할거라고 해서 그 때 다시 혈관을 잡기로 했다.
오전 6시
관장을 했다. 먹은 게 없어서 인지 나오는 것도 별로 없었다.
오전 6시 30분
촉진제와 포도당을 투여했다.
왼쪽은 계속 아팠기에 오른쪽에 혈관을 새로 잡았다. 훨씬 나았다.
오전 9시
내진해보니 자궁문이 1.5cm 열렸다. 어제와 같다.
오전 10시 30분
내진. 간호사 선생님께서 손으로 열어주셔서 2cm 까지 열어주셨다.
오늘 오후 5시까지도 진통이 없으면 제왕해야된다고 하셨다.
오전 11시 30분
내진해보니 2cm 보다 살짝 넘게 열렸다.
내진으로 자극을 많이 주셔서 그런지 이 때부터 약하게 진통이 시작되었다.
어제 생리통정도의 강도도 진통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어제는 진통이 아예 안왔던 거였다.
오후 2시
화장실 갔다가 내진을 했는데 양수가 터졌다. 왈칵 하고 뜨끈한 물이 나온 느낌이었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었다.
너무 아파서 소리 지르다가 간호사 선생님한테 혼났다.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애기한테 공기가 산소가 안 간다고 혼났다. 아기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심호흡하라고 해서 미친듯이 코로 마시고 입으로 뱉는 심호흡했다. 남편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같이 심호흡을 잘해줬다.
유튜브로 공부할 때 분만 시 호흡을 잘해야된다고 했는데 막상 진통오면 생각이 안나기도하고 아파서 그냥 소리지르게 되었는데 간호사 선생님한테 혼나고 정신차렸다. 혼나는 거에 타격 받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그렇게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했다.
나중에 남편이 이야기 해줬는데 내가 소리를 엄청 지르다가 아기한테 산소 안간다고 해서 그 뒤로 소리 한 번을 안지르고 미친듯이 호흡만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오후 3시 30분
너무 아파서 미쳐 버릴 거 같았는데 내진을 해도 3.5cm만 열려서 더 고생해야 된다고 했다.
더디게 진행된다고 했다.
이때 쯤엔 이게 더딘지 빠른지 시간개념도 없어졌다.
그저 진통만 존재할 뿐이었다.
오후 4시 30분
드디어 무통주사 투여했다.
무통을 맞기 위해 새우자세도 하고 했는데 진통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남편 손 잡고 정신없이 계속해서 호흡만 주구장창했다.
오후 5시
무통주사를 맞아서 진통은 한결 좋아졌지만 아예 진통이 없는건 아니었다. 주기적으로 약하게 조여지는 느낌은 있었다.
내진을 하고나서 동꼬 안쪽에서 아래로 내리는 힘이 느껴지면 힘주는 연습을 하자고 하셨다.
나가신지 얼마 안되서 뭔가 그런느낌이 느껴져서 벨을 눌렀다. 이 느낌이 맞냐고 여쭤보고 연습하려고 벨을 눌렀는데 머리가 보인다고 했다.
갑자기 바로 분만준비가 시작되었다.
남편은 나가라고 하셨고, 침대는 분만에 맞게 변형되었다. 제모를 하고 가지 않았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간단하게 제모를 해주셨다.
담당 선생님이 오셨고 회음부 절개했다.
숨을 참고 얼굴을 들고 힘을 꽉 주라고 하셔서 힘을 열심히 줬다. 얼굴에 힘주다가 얼굴 핏줄이 터질 수도 있다고 해서 지인은 최대한 얼굴에 힘을 주지 않고 출산했다는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무통주사 맞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힘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건지 뭔지 나는 그냥 얼굴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후 5시 30분
몇번 더 얼굴 터질 것 같이 숨참고 힘주다 보니 미끄덩 하는 느낌과 함께 아이가 나왔다.
잠시 후 남편이 잠깐 들어와서 탯줄을 자르고 다시 나갔다.
탯줄 자르고 나서 아기를 안아보라고 주셨다.
눈물이 났다. 아기가 나오느라 고생한 것 같기도 하고 열달동안 기다리던 아기의 탄생이라 그런건지 호르몬의 영향인지 눈물이 났다.
아기한테 나오느라 고생했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그 후에 아기는 나가서 후처치 후에 남편과 만났다.
아기 상태 확인하고 아기는 신생아실로 올라갔다.
그 동안 나는 아기꺼낸 후에 담당 선생님이 태반도 꺼내주시고 회음부도 잘 꼬매주셨다.
다행인건 무통주사 맞은지 얼마 안있다가 낳아서 후처지할 때 별 다른 느낌이 없었다. 무통주사 때문인건지 진통보다 고통이 덜해서 아프지 않다고 느끼는
건지 몰랐다.
시간 지나고 보니 아래가 너무 아파서 출산 후 아프지 않았던건 무통주사 때문이었던걸로 결론내렸다.
후처치 후에 한참을 분만실에서 안정을 취하다가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올라갔다.
오후 8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을 먹었다.
입맛이 없기도하고 오른쪽 팔에 링거를 꽂고 있어서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못먹는거랑 안먹는건 차이가 크니깐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제왕을 하게되면 바로 못 먹는다.
첫날이라 회음부가 너무 아팠다.
전날 제대로 못자서 여기저기 아팠지만 정신없이 잘 수 있었다.
이후 2박 3일 동안 입원해 있다가 모유수유도 경험하고 캥거루케어도 했다. 퇴원 후에는 바로 옆옆 건물 포유문 산후조리원으로 옮겼다.
유도분만 2일차 오전까지만 해도 진통이 없어서 제왕엔딩을 걱정했다. 제왕엔딩이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는데 진통이 와서 너무 다행이었고, 진통이 온 이후에는 어느 순간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되서 감사했다.
잘 낳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담당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에게 감사하다.
또한 엄마 덜 아프라고 무통주사 영향권일 때 건강하게 나와준 아가에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옆에 불편한 보호자 침대에서 1박 2일 동안 나를 보살펴주고 진통왔을 때 옆에서 호흡 잘 할 수 있게 도와준 남편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생각보다 길었던 유도분만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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